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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테슬라 '자동차 보험'으로 버핏의 '경제적 해자' 뺏을까카테고리 없음 2022. 12. 19. 18:49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원칙 중 하나인 '경제적 해자(垓子)' 개념은 방어시설을 빗대 경쟁사가 쉽게 넘볼 수 없을 정도의 진입장벽을 구축한 기업을 뜻한다. 버핏을 상징하는 용어이기도 한 만큼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디스전'을 벌인 건 유명한 사실이다.
2018년 테슬라가 위기였을 때 버핏이 비판적 견해를 내놓자 머스크는 "해자는 고루하다(lame)"며 "혁신의 속도(pace of innovation)가 더 중요하다"고 직격한 바 있다. 그러자 버핏은 자신이 수십년 전 인수해 꾸준한 이익을 창출하는 사탕회사 시스캔디를 예로 들며 "머스크가 어떤 분야를 뒤집을 수는 있겠지만 사탕은 우리를 못 따라올 것"이라 했다. 이에 머스크는 자신도 사탕회사를 만들어 버핏의 해자를 가득 채워버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수 년이 지나면서 머스크에 의해 버핏의 해자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탕이 아니라 자동차 보험 분야에서다. 특히 자동차 보험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캐시카우인 가이코(Geico)의 주력사업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기술은 데이터가 쌓이면서 고도화된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테슬라는 2019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자동차에 보험을 포함해 판매 중이다.
19일 한국핀테크지원센터와 삼정KPMG가 함께 발간한 핀테크 동향보고서를 보면 테슬라는 차량 운행 시 수집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전자의 사고위험, 수리비용을 예측해 보험상품 견적을 완료해 자체적인 보험상품을 판매하는데 기존 자동차 보험보다 20~30% 저렴하다.
비금융사가 금융사의 금융상품을 중개 및 재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을 '임베디드 금융'이라 일컫는다. 기존의 핀테크 서비스가 결제, 송금, 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별로 신규 사업자가 고객 접점을 만들어가는 형태였다면, 임베디드 금융은 이미 고객이 확보돼 있는 비금융 서비스에 금융기능이 결합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기업과 소비자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기술 발전에 따라 디지털 채널을 통해 금융서비스 제공이 용이해진 점이 맞아떨어지면서 임베디드 금융이 다양한 산업에 내재되고 있다. 미국 자산관리사 라이트이어 캐피탈(Lightyear Capital)에 따르면 임베디드 금융은 2020년 225억달러(약 29조4000억원)에서 2025년 2298억 달러(약 299조8000억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보험분야에서는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였던 시장이 707억달러(약 92조2000억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