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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구현모 대표' 운명 가른다…오늘 연임 적격 심사에 촉각카테고리 없음 2022. 12. 13. 12:23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적격 여부를 결정할 이사회 심사가 13일 이뤄진다.
KT에 따르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날 구 대표에 대한 2차 면접을 실시한다. 심사위는 앞서 지난 8일 구 대표 발표를 통해 재임 기간 경영 성과와 연임 이후의 계획을 들었으나 이사진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장 결론을 짓지 않았다. 이에 구 대표를 상대로 심층 면접 진행 후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업계에선 구 대표의 그간 성과를 미루어 볼 때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 대표는 12년 만의 KT 출신 CEO로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됐다. 임기는 내년 3월 주총 전까지다.
취임 이후 구 대표는 통신 중심이던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으로 탈바꿈하는 데 주력하면서 실적 향상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었다는 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줄곧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디지코’ 전략을 강조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KT의 기업가치는 약 3년 만에 45%나 증가했다. 약 6조90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8월 10조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2013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영업이익(연결기준)도 2020년 1조1841억원에서 2021년 41% 증가한 1조67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조7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코를 중심으로 한 기업간거래(B2B) 매출 비중은 41%로 늘었다.
최근에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완화를 위해 22개 기업과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디지털 시민 원팀’ 구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연임을 통해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연임 발표 이후 첫 공식 석상에서 "2~3년 변화에 그치는 게 아닌, 구조적이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코 전환 성과에 대해서는 “상당했다”며 "매출 성장은 과거 어떤 KT의 역사보다 높았다"고 강조했다.
KT 노동조합도 이례적으로 구 대표의 연임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 내부출신 CEO로서 인력 구조조정이나 자산 매각 없이 근본적인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냈다는 점을 인정한 것. 노조는 구 대표가 연임해야 본 궤도에 오르는 KT의 미래 비전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며 힘을 실었다.
다만 과거의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구 대표는 불복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이사회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10.35%)이 이를 근거로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 초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 했으나 국민연금은 같은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선 대표가 아닌 임원 시절에 발생한 일이고 대표 결격 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게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날 이사회가 구 대표의 연임에 손을 들어줄 경우 KT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구 대표의 연임을 올릴 예정이다. 앞서 구 대표가 지분을 교환한 현대차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등이 구 대표의 우호세력이 될 경우 통과는 유력시 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7.7%, 신한은행 5.58%의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을 합하면 국민연금을 앞선다.
만일 부적격 판단을 받게될 경우 KT는 공모 절차를 거쳐 새로운 후보자들을 모집하게 된다.
KT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구 대표에 대한 2차 면접 이후 이사회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이르면 심사 결과 발표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