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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 본뜬 해시계 '일영원구' 귀환‥"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유물"카테고리 없음 2022. 8. 18. 11:27
지구본을 닮은 조선 후기 독특한 형태의 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가 경매를 통해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3월 미국의 한 경매에서 일영원구를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들어온 일영원구는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희귀한 유물로 평가됩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해시계인 '앙부일구'가 반구 형태인 데 비해 일영원구는 둥근 공 모양으로 구의 지름이 11.2cm, 전체 높이는 23.8cm입니다.
언뜻 보기에 두 개의 반구가 맞물린 작은 지구본과 비슷한 모양의 이 시계는 각종 장치를 조정해 시간을 측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문가 검토에 따르면 일영원구를 사용할 때는 먼저 추를 달아 늘어뜨린 '다림줄'로 수평을 맞춘 뒤, 나침반으로 방위를 측정해 북쪽을 향하게 하고 위도를 조정합니다.
'T'자형 횡량과 태양이 일직선이 되는 순간, 그림자가 횡량 아래에 파인 틈으로 들어가는데 이를 통해 시간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문화재청은 "일영원구는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돼 당시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영원구에는 '대조선 개국 499년 경인년 7월 상순에 새로 제작했다'는 명문과 함께 '상직현 인'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1890년 7월 상직현이라는 인물이 만들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문화재청과 재단은 지난해 말 일영원구가 경매에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자료 조사, 평가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경매에 참여했고, 매입 자금은 복권기금을 활용했습니다.
문화재청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19일부터 일반에 공개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