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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망 사용료’ 전방위 압박에 다급해지자 SKB에 “만나자”카테고리 없음 2021. 11. 5. 14:25
SKB요청 묵묵부답 넷플릭스 돌연 만남 제안
“망 사용료 지급해야”…대통령·국회·정부 압박
SKB“만남 열어두고 있지만, 넷플릭스 모순적”
실제 만남 성사돼도 이견차 좁혀지지 않을 듯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가 만남을 제안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 측의 제안에 대응하지 않다가 돌연 대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물론, 콘텐츠제공사(CP)까지 망 사용료 납부를 압박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입법 전까지 인터넷사업자(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실제 SK브로드밴드와의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이견차를 좁히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에 대해 ‘모순’ 논리만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SKB와 논의 원한다”…꿈쩍 않던 넷플릭스, 돌연 만남 요청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국내 ISP와 협력하길 원하며 SK브로드밴드도 여기에 포함된다”라며 “한자리에 앉아서 논의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대가’를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2019년 국내 넷플릭스 시청 증가에 따른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한 SK브로드밴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하자, 넷플릭스는 법원으로 향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6월 1심 재판부는 사실상 SK브로드밴드 측의 손을 들어줬고, 넷플릭스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도 반소로 ‘맞불’을 놓았다. 반소는 소송 진행 중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을 의미한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6월 1심 판결 이후에도 합의 등을 위한 협의에 나선 적이 없다. 판결 직후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넷플릭스와 만날 시점이 다가왔다”라며 “소송 결과가 우리 미팅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라며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기한 이후에도 넷플릭스는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가고 싶다고 밝힌 만큼 실제 행동으로 옮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해외 ISP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라는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라면 미디어가 모인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발언에 대한 무게감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꿈쩍 않던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 대화에 나서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국회, 정부와 국내 CP까지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문 대통령은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계약 문제를 살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망 사용료 지급 불과 방침 고수…SKB “모순 논리 펼친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실제 합의를 위해 마주하더라도 이견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기존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망 사용료가 임법화하면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입법 과정에 대해 존중한다”라며 “각 국가의 법을 존중하고 법에 따라 활동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에는 현재 망 사용료에 대한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세계적으로도 그렇다”라고도 했다. 망 사용료 부과에 대한 입법 전까지는 망 사용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의 만남 요청 자체은 물론, 현재 취하고 있는 태도가 모두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방한 후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순차적으로 만나고 있지만, SK브로드밴드 측에는 별도 면담 요청이 없었기 때문이다. 딘 가필드 부사장은 이날 스스로 “현재 일주일째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라고 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실제 만날 의향이 있었다면 미리 면담 일정 등을 조율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우리 측은 지난 2019년부터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넷플릭스다”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또 넷플릭스가 한국의 입장을 경청하고 존중한다면서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점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