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에 울고 웃는 기업들··· 클라우드 시장에도 여파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상승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SW 및 하드웨어,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업의 IT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데일리>는 3회에 걸쳐 달러 강세에 따른 국내 IT인프라 시장에 미치는 여파를 분석해본다. <편집자>
- [고환율, IT인프라 시장 직격②] 국산 클라우드, 고환율로 기회 잡을까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는 고환율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여파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도 미치는 중이다.
환율이 클라우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외국계 클라우드의 경우 결제를 해당 국가의 화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환율에 따라 비용이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는 구조다. 가령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일 때는 4만원이었던 클라우드 비용이 1300원일 때는 4만6000원을 넘어갈 수 있다.
환율 변동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시점의 환율을 적용하는지는 기업마다 다른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 매월 말일의 환율을, 구글클라우드는 매월 초를 기준으로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AWS와 구글클라우드 고객은 이미 고환율의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AWS와 구글클라우드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는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시점의 환율을 1년 내내 유지한다. MS의 회계연도는 7월로, 원·달러 환율이 특히 높은 시기다. 2021년 기준 애저에 적용된 환율은 1117원이었는데, 1300원대 환율이 적용된다면 애저 고객들의 클라우드 이용 비용은 16%가량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외국계 클라우드의 비용이 높아지는 것을 웃으며 지켜보는 것은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경쟁사의 가격이 오름에 따라 더 많은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AWS를 이용하는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은 AWS와 국산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고환율이 지속할 경우 AWS 이용을 줄이고 국산 클라우드 이용 빈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미 클라우드를 도입한 기업들보다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은 새로이 클라우드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이다. 여러 클라우드 기업의 가격표를 받아보고 한 곳을 결정해야 하는데,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의 비용이 한창 높을 때다.
클라우드 시장은 정부의 육성 정책과 시장 트렌드에 따라 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도권을 쥔 것은 AWS다. 네이버, NHN, KT, 카카오 등 국산 클라우드가 선방하고 있으나 외국계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운 공공시장을 제외하고 본다면 AWS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은 국내 클라우드 기업에게 기회다. 클라우드를 도입코자 하는 기업, 또 멀티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들을 최대한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단순히 가격 만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가격으로 모은 고객은 언제든지 이탈할 수 있다. 고객들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