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총장 "1조7000억弗 바이오시장 보면 일반의사 하진 않을 것"
취임 1주년 간담회서 과기의전원 설립 강조
뉴욕·평택 캠퍼스 추진해 핵심 인재양성도
카이스트홀딩스 활용해 교내 창업 활성화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광형 총장은 15일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1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바이오의료시장을 접하게 된다면 졸업 후 레드오션인 의원을 개원하거나 일반의사의 길로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형 총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AIST가 추진하는 과기의전원 설립과 관련해 졸업생들의 일반병원으로의 이탈 우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총장은 특히 "졸업생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10년간 일반의원 개업을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KAIST의 과기의전원 설립 취지는 한국형 의사과학자이자 바이오 경제를 선도할 혁신 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이 총장은 "2020년을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은 4400억 달러인데 반해 바이오의료 시장은 1조7000억달러"라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의료장비와 약들이 대부분 외국산이라며 우리나라가 이 큰 시장을 놓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병원에서 연구하는 실험실이 없고, 의과학자도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 상태로 계속 간다면 달라질게 없으며, 새로운 교육제도가 필요해 KAIST가 앞장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이 총장은 임기 내 중점적으로 추진할 미국 뉴욕 캠퍼스와 평택 캠퍼스 설립, 카이스트홀딩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장은 뉴욕캠퍼스 추진 배경을 소설 어린왕자에 나온 '어린이에게 배를 만들게 하려면 바다를 보여주면 된다'는 글을 인용하면서 설명했다. 뉴욕에서 세계 대학들과 상호교환교육, 국제공동연구를 함으로써 KAIST 학생들을 큰 세상에서 놀게 하겠다는 취지다.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인재를 육성하자는 평택시의 제안으로 추진됐다. 2023년까지 평택캠퍼스 설계 및 인허가를 마친 뒤 2025년 12월 캠퍼스를 개소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KAIST는 대전캠퍼스에서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들을 선발해 기초교육을, 평택캠퍼스에서는 고급, 심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총장은 "카이스트홀딩스를 통해 2031년까지 10개의 출자기업을 코스닥에, 2개의 출자기업을 나스닥에 상장시켜 기업가치 10조원, 기술료 수입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카이스트홀딩스를 설립했다. 카이스트홀딩스는 취임때 내세운 QAIST 전략 중 '1랩1창업'의 활성화와 연결돼 있다. KAIST의 연구성과를 활용한 기술사업화를 촉진해 R&D 재투자 순환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는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연평균 25개였던 교내 창업이 지난해 65개로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지난 1년간의 최대 성과로 교내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를 꼽았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생각의 변화가 계속 유지된다면 KAIST는 반드시 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